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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세상속으로에서 프린스틴대학교에 특차합격했다는 김현근이라는 청년의 이야기를 보았다.

IMF때 직장을 잃으신 아버지대신 어머니가 가족의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일을 나가시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여 이번에 아이비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이루었다는 내용이었다.

'가난한 가정환경의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여 결국 사회적으로 성공하다.'라는 이야기는 전후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었던 소재였지만, 요즘은 부유한 집안의 아이들이 공부도 잘한다는게 정설이다. 김현근의 이야기는 꼭 TV에서 다뤘다고 해서 의미있다기 보다는 자신이 정한 목표를 - 그것이 크던 작던 - 이루기 위해 결국 성취한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만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가 한 이야기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것 '딱 한번만이라도 성취감을 느껴봐라'이다. 작은 목표라도 하나씩 달성해가면서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동기부여'에 많은 도움을 준다. 이 '성취감'과 '동기부여'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수 있는지는 많은 위인전집 속의 이야기들과 주변 소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공부법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주입식의 공부가 대부분인, 약간 제약적인 환경에서의 이야기라서 절대적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스스로 터득했다고 하기에는 정말 좋아보이는 공부법들이 있었다.

첫째는 자신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가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10분이라는 시간을 정했다면 그 10분동안은 지금 공부하고 있는 내용외에 다른 생각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자신과 약속을 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하면 다시 15분 20분 이런식으로 시간을 늘려가는 방법이다. 집중력을 기르기에는 참 좋은 방법이다. 김현근군은 그런 식으로 하여 현재 50분까지는 집중하여 공부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말이 50분이지 50분간 다른 생각없이 몰두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집중을 하게 되면 실제 시간 - 내용을 다룰 수 있는 시간 - 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둘째는 암기를 한 경우 수면을 취하라는 내용이다. 실제 의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 뇌속에서 이루어지는 장기기억들은 대부분 수면중에 정리가 된다. 얼마전에 보았던 기사내용중에 다음 날 중요한 발표가 있다면 잠들기전에 그 내용을 읽어보고 자라는 내용이 있었다. 수면중에  기억이 정리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셋째, 영어 독해를 할 때 주어, 동사를 찾는 연습을 하라는 내용이다. 주어와 동사를 찾는 연습을 하는 것은 독해를 할 때 뿐만 아니라 영어 듣기를 연습할 때도 큰 도움을 준다. 듣기를 연습할 때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주어와 동사를 듣고 다음에 나올 내용을 유추하며 듣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듣기를 할 때 그냥 내용을 듣는 것과 미리 지문의 내용 알려주고 지문을 들려주었을 때 실제 들리는 영어문장의 양이 차이가 나는 것이 유추의 기능을 보여주는 쉬운 예이다.

넷째, 적당히 '왜?'라는 의문을 갖되 이해가 되지 않으면 외우라는 내용이다. 이해가 먼저냐 암기가 먼저냐는 공부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가졌을 만한 의문이다. 빠른 결론을 내려보자면 둘은 상호보완의 관계이다. 이해를 하면 암기하기가 쉽고, 반대로 암기를 하게되면 이해가 되지 않던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한다. 이해하지 못하고 암기한 내용이라 할지라도 계속 공부해가면서 다른 내용들과 관계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가르치듯 공부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사람을 가르쳐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깨달았을만한 내용이다. 대학이상의 교육에서 세미나식 교육을 장려하는 이유중의 하나 이기도 하다. 즉 자신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주제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을 가르치거나 발표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지 못했던 것을 알 수 있고, 한 단계 높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을 이해시키기 위해 준비하면서 주제의 키포인트를 쉽게 잡아낼 수도 있다.

혹자는 지난 19년간 공부만하며 살아왔던 것을 10년, 20년이 지난 후에도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겠나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다르다. 예전에 당시 한창 잘 나가던 프로게이머들을 보면서 친구와 대화하면서도 나누었던 이야기지만, 나는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룰 정도로 성취했던 사람이라면 다른 분야에서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 모든 일은 분야와 내용은 다르지만 '노력'과 '성취'라는 면에서는 맥을 같이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김현근이라는 청년이 미국에 가서도 지금껏 노력해왔듯이 잘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어린 청년이기에 더욱 기대가 크다. 이 말을 하면서 가슴이 아프군. 나이먹은 우리는 어째유 ㅠㅠ